라그 랑주 방정식의 증명 : 변분법과 달랑베르

2010. 9. 7. 21:11프로그래밍일반

>> 달랑베르 원리 (d'Alembert's principle)


이전에 포스팅 했던 변분법 포스트최소 작용 원리와 라그랑주 방정식 포스트에서는 해밀턴의 최소작용 원리에 입각해서 라그랑주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음을 간단히 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에서는 달랑베르 원리를 통해서 라그랑주 동역학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사실 라그랑주 동역학에 있어서, 계의 홀로노믹 구속(holonomic constraints)을 제거한 일반화 좌표계로 표현되는 달랑베르 원리는 해밀턴의 최소작용 원리보다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라그랑주 자신도 해밀턴의 최소작용 원리가 나오기 이전에 달랑베르 원리를 통해서 라그랑주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었다.


달랑베르는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서 가속계를 힘의 평형이라는 관점으로 다루었다. 즉, F = ma 라는 뉴턴의 운동방정식의 양변을 한 변으로 모아서 외력과 관성력이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좌표들 사이의 기하학적인 제약을 주는 홀로노믹 구속이 있는 입자계에서, 어느 한 순간에 입자들에게 미세한 변위가 일어났다고 가정하는 가상변위(virtual displacement)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홀로노믹 구속의 원인이 되는 구속력은 가상변위에 대해서 일을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것이 바로 달랑베르의 가상일의 원리인데,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언뜻 생각하기에 이 원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해력 부족이라면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나 역시도 처음엔 달랑베르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나와 같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있어줘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머리가 나쁘다는 자책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에 대해서는 우선 수식으로 달랑베르 원리를 나타내어 보고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보겠다.


 


표1에서 알아본 달랑베르 원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항상 입자의 운동방향과 수직으로 작용하는 구속력은 해당 입자의 운동에 대한 홀로노믹 구속을 제공할 뿐, 입자의 운동량 변화에는 기여를 하지 못한 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입자의 운동에 가해진 홀로노믹 구속을 잘 고려해 준다면, 입자의 운동방정식에서 구속력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제거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간단한 실례를 생각해 보자. 책상위에 동전을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동전을 비스듬히 밀어보자. 그러면 손가락이 동전에 가하는 힘에 의해서 동전의 운동량에 변화가 생기는데, 여기서 동전을 미는 손가락의 힘을 책상면에 대한 수직성분과 수평성분으로 벡터 분해하자. 이때 동전의 운동량에 변화를 주면서 일에 기여하는 힘은 수평성분 뿐이다. 수직성분은 동전이 책상면과 평행한 평면을 따라 움직인다는 홀로노믹 구속을 가할 뿐, 일에는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운동방정식에서는 구속력인 수직성분을 제거하고 오직 일에 기여하는 수평성분만을 고려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달랑베르 원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 달랑베르 원리로부터 유도되는 라그랑주 방정식


3N개의 직교좌표계로 표현된 식9는 구속 조건이 없는 경우에만 각 좌표에 대한 가상변위가 서로 독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만 가상변위 앞의 계수항이 0이 되어 방정식이 만족된다. 하지만 구속 조건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각 좌표가 서로 독립이 아닌 상황이 되어서 가상변위 앞의 계수항이 0이 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이런 구속력의 존재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N개의 직교좌표계로 표시된 식9의 달랑베르 원리를 k개의 홀로노믹 구속을 제거한 3N-k개의 일반화 좌표계로 좌표변환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표1에서 일반화 좌표 및 일반화 속도에 대해서 미리 살펴보았음을 상기하자. 그리고 바로 이 좌표변환 과정을 통해서 구속력의 존재에 따른 어려움이 제거된 라그랑주 방정식이 자연스럽게 유도됨을 아래 표2에서 보게 될 것이다. 힘을 벡터량으로 다루어 역학계를 해석하는 뉴턴 역학으로는 분석하기 힘든,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동역학적 해석에 있어서 라그랑주 방정식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표2를 통해서 직교좌표계에서의 달랑베르 원리를 일반화 좌표계로 좌표변환 하면서 자연스럽게 라그랑주 방정식이 유도됨을 살펴보았다. 비교적 긴 과정이기는 하지만, 직교좌표계에서의 구속조건을 제거한 일반화 좌표와 일반화 좌표의 시간변화율인 일반화 속도라는 물리량에 주의 하면서, 편미분에 대한 기초 지식을 잘 떠올린다면 유도 과정이 크게 복잡하지는 않아 보인다.


변분법 포스트최소 작용 원리와 라그랑주 방정식 포스트에 이어서 이번 포스트까지 총 세편의 포스트를 통해서 라그랑주 방정식이 어떻게 유도되는지를 간단히 알아보았다. 개인적으로 변분법과 달랑베르 원리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얻음으로써, 앞으로 필요한 응용에 라그랑주 방정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한층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지적 유희라는 거창한 단어를 이런 사소한 즐거움에 빗대어 사용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선지자들이 남겨준 소중한 지적 유산을 공부하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게 느껴진다.


이제 라그랑지안을 르장드르 변환해서 얻어지는 해밀토니안을 다루는 해밀턴 동역학에 대한 이해는 또 다른 숙제가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내 게으름을 극복하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라그랑주 방정식의 응용이나 미정계수법에 대한 내용 등도 포스팅을 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정적으로 허락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게으름과 사투를 벌이는 일은 언제나 내 일상의 최우선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으로 오늘의 포스트는 이만 마쳐야겠다.